만보톤 블로그 글을 작성할 때, 나는 AI를 쓰지 않는다. 왜 그럴까?
유튜브에 보면, AI 글쓰기에 관한 영상을 쉽게 볼 수 있다. 영상의 제목을 보면, 어느 정도 느낌이 온다. 예컨대, "집에서 5분만에 AI글쓰기로 용돈벌기!"라는 제목의 유튜브 쇼츠에서는 ChatGPT로 키워드를 뽑고, 그 키워드로 글을 써달라고 하면 ChatGPT가 글을 써준다고 한다. 이것을 친구에게 가르쳤는데, 그 친구가 월 100달러를 벌었다고 한다. 솔깃하다. 근데 정말 가능할까?
정말 가능하겠느냐는 의심이 들지만, 한편으로 유혹도 좀 느낀다. 그러나 나는 어렵지만 솔직한 글쓰기를 선택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AI가 쓴 글은 내 글이 아니기 때문이다. AI가 쓴 글은 내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내 이야기가 아닌데, 내 글이 아닌데, 돈벌이가 될 수 있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독자를 기만하면서까지 글을 쓰고 싶지 않았다. 나의 품위를 손상시키고 싶지 않았다. 자존심이 있지.
전체 글을 ChatGPT에게 맞기는 것 말고, 부분적으로 도움받는 방법도 있을 것인데, 나는 그것도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나의 상상력이 제한될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어떤 정보나 방법이 필요하여 ChatGPT에게 물어보면, 그럴 듯한 답변이 술술 나온다. 인간의 경우, 아니 나의 경우라면 한참동안 고민해야 나올 정보나 방법들인데, AI는 순식간이다. AI의 답변이 쓸모 있을 때도 많지만, 인간으로서는 허탈한 기분이 든다. 특히 이런 블로그 글을 쓸 때, 어떤 실마리를 기반으로 글을 작성해 가는데, 한땀 한땀 정성 들여 적어야 그래도 좀 읽을만한 글이 나오는데, AI는 별 고민이 없는 것처럼 바로 글을 써 버린다. 그러한 AI의 글을 보면, 내가 쓰고 싶었던 것과 다르면 내가 잘못 생각했나, 어, 이렇게도 쓸 수 있네 등으로 생각이 번질 수 있는데, 물론 그것을 활용하면 글이 조금 더 풍부해질수 있겠지만, 내 글이라고 하기 민망하다. 순수한 나의 고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보를 찾는 것 정도는 구글을 이용한다. 그것은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보는 것과 비슷하니까, 정답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나의 탐색과 사색 과정을 통해 내가 정답을 찾거나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그 정보를 바탕으로 쓴 글은 나의 글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해당 정보를 AI한테 물어보면, 기승전결, A to Z, 자초지종 전부를 알려 주니, 나의 글이 아니다. 나의 상상력의 산물이 아니다. 따라서 블로그 글을 작성할 때, 부분적으로라도 ChatGPT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
딱 하나, AI 도움을 받는 것이 있다. 이미지 작성이다. 구글에서 무료 이미지를 찾다가 마땅한 것이 없으면, ChatGPT에게 이미지 생성을 부탁하여 그 이미지를 쓸 때가 있다. 이야기 자체는 나의 것이고 이미지는 이를 보조하는 용도로 사용하니, ChatGPT가 그려 준 이미지를 그대로 사용한다. 다른 사람이 만든 무료 이미지와 ChatGPT가 만든 무료 이미지는 동일 선상에서 생각해도 될 것 같다.
이러한 이유로 순수한 나의 글, 나의 이야기를 쓰고 싶어서 AI에게 글을 부탁하지 않는다. 혹 여기 글 중에서 덜 매끄럽고 둔탁한 부분이 있다면 이해해 주시라, 사람인 본인이 직접 쓰느라 그런 것이니. 서투를 수 있지만, 사람의 숨결이 담긴 글을 좋아할 것이라 믿는다.